오징어 게임, 현실 속 촬영지를 찾아서
2021년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공개 28일 만에 16억 5천만 시간이라는 경이적인 시청 기록을 세우며 넷플릭스 역대 글로벌 1위에 올랐습니다. 황동혁 감독이 약 10년간 기획한 이 작품은 제작비 약 253억 원이 투입되었고, 456명의 참가자가 456억 원의 상금을 두고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에 뛰어드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습니다.
작품의 성과는 수치로도 압도적입니다. 제74회 에미상에서 6개 부문을 수상했으며, 주연 이정재는 비영어권 작품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역사를 썼습니다. 할로윈 시즌마다 초록색 트레이닝복 의상이 전 세계 거리를 뒤덮었고, 달고나 열풍은 한국의 길거리 간식을 세계적 트렌드로 만들었습니다. 2024년에는 대망의 시즌2가 공개되며 다시 한번 전 세계적 화제를 모았습니다. 극중 서민들의 절박한 삶이 펼쳐지는 배경은 화려한 CG가 아닌 한국의 실제 골목과 동네에서 촬영되었기에, 촬영지를 직접 찾아가면 드라마의 감정이 더욱 생생하게 와닿습니다.
촬영 비하인드
오징어 게임의 대규모 게임장 세트는 경기도 용인의 대장금파크(옛 MBC드라미아)에 제작되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거대 인형 **'영희'**는 실제 충남 진천의 마을 교통 안전 조형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으며, 세트장에서 머리가 실제로 회전하는 약 4.5미터 크기의 인형으로 제작되어 배우들의 공포 연기를 끌어냈습니다.
달동네 장면의 로케이션으로는 인천 화평동이 선정되었습니다. 이곳은 실제 재개발이 예정된 낡은 주거 밀집 지역으로, 좁은 골목과 가파른 경사, 낡은 건물들이 성기훈의 경제적 궁핍함을 별도의 미술 작업 없이도 사실적으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제작진은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골목과 계단 곳곳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성북동 계단은 작품 속 서민 생활 공간의 상징적 배경입니다. 기훈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가파른 계단길은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와 좌절을 시각적으로 은유합니다. 대부도 해변은 드넓은 갯벌과 고립된 분위기가 게임 시설의 외부 장면에 활용되어 작품 특유의 황량하고 불안한 정서를 완성했습니다.
촬영지 여행 가이드
인천 화평동 달동네는 인천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도보 약 15분 거리에 있습니다. 좁은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드라마에서 기훈이 걸어 다니던 그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재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촬영 당시의 모습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니 방문을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주거 지역이므로 소음과 사생활에 유의하며 조용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성북동 계단은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도보 약 10분이면 도착합니다.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성북로를 따라 올라가면 드라마 속에서 본 듯한 가파른 계단과 좁은 골목이 이어집니다. 주변에 한옥 카페와 갤러리가 많아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대부도는 수도권 전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버스로 환승하면 약 30분 만에 도착합니다. 넓은 갯벌과 탁 트인 해안선을 배경으로 촬영지를 둘러보며, 인근 포도밭과 해안 산책로까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추천 코스는 반나절 일정으로 오전에 동인천역에서 출발해 화평동 달동네를 둘러보고,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성북동으로 이동하는 루트입니다. 대부도까지 포함하면 하루 코스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봄·가을(4~5월, 9~10월)이 걷기에 가장 쾌적하고, 한여름 달동네 경사길은 체력 소모가 크니 충분한 수분을 챙기세요.
팬들의 성지순례
오징어 게임 방영 이후 인천 화평동 달동네에는 전 세계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기훈의 동네를 직접 걸어보기 위해 찾아오며, SNS에는 #오징어게임, #SquidGame, #SquidGameLocations 해시태그와 함께 인증 사진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불러온 달고나 열풍은 서울 곳곳에 달고나 체험 카페를 탄생시켰습니다. 직접 설탕을 녹여 별, 우산 등 모양을 찍어내는 체험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인천 동인천역 인근과 서울 종로, 익선동 등에서 관련 체험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인천 화평동은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촬영 당시의 골목과 건물이 하나둘 철거되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했던 바로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팬들 사이에서는 "사라지기 전에 가야 할 촬영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은 인천시와 지역 상인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지역 관광 프로그램과 연계한 촬영지 투어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주변 먹거리·볼거리
인천 화평동 촬영지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한국 최대의 중국인 거리로, 짜장면의 발상지답게 다양한 중화요리 맛집이 밀집해 있습니다. 바로 옆 자유공원에 올라가면 인천항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차이나타운에서 도보 5분 거리인 동인천 신포국제시장에서는 닭강정, 만두, 칼국수 등 인천의 대표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촬영지 탐방 후 식사 장소로 제격입니다.
성북동 일대는 서울의 대표적 한옥 밀집 지역 중 하나로, 촬영지 계단을 오른 뒤 한옥 카페에서 전통차 한 잔으로 여유를 즐기기 좋습니다. 인근에는 간송미술관, 성북동 길상사 등 문화 명소가 자리 잡고 있어 반나절 문화 산책 코스로 묶을 수 있습니다.
대부도에서는 해안 산책로인 대부해솔길을 걸으며 서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포도밭 체험이 가능하고, 갯벌 체험장에서 조개잡이를 즐기며 가족 단위 여행으로 확장하기에도 좋습니다.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 등 신선한 해산물 맛집도 인근에 여럿 있습니다.
숙박은 인천 중구(차이나타운·월미도 인근) 호텔이 촬영지 접근성과 가성비 모두 우수합니다. 서울 성북동까지 이동을 고려한다면 서울 도심 숙소를 잡고 인천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입니다.